시터 이모님과 이람이 그 후 이야기
지난번에 제가 시터이모님 관련된 글을 올렸었는데... 그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셔 그 후의 이야기를 올립니다.이람이가 아침마다 시터이모님을 대할때 반응을 보면 하루종일 심란했었습니다. 일단 반가운 사람을 보게 되면 이람이는 먼저 환하게 웃습니다. 일단 일주일에 두번 오시는 가사도우미 아주머니를 볼때 부끄러워하면서도 너무나 환하게 웃습니다. 그런데 매일 오시는 시터이모님을 볼때 그냥 데면데면 대합니다. 확실히 친밀감이 떨어지는 표정이라고나 할까요. 그렇다고 무서워 도망가거나 울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밥먹을때는 또 잘 받아 먹기도 하고... 암튼 그래서 몰래 녹음을 한번 해 보았습니다.
문제는 시터이모님이 하루종일 몇마디 안하신다는 거였습니다 스킨쉽도 별로 없는 것같고.... 그냥 씻기고, 먹이고, 재우기 바쁜 일상이라고나 할까요.. 하루종일 집안이 고요합니다. 물론 동요 CD를 잠깐씩 틀어놓기는 했지만, 이람이와 직접적으로 대화(?)하는건 정말 얼마 안되는것 같았습니다. 산책하는걸 너무나 좋아하는데 잠깐 나갔다 오는걸로 그날의 산책을 끝이더군요. 이람이에게 해가되는 일을 하진 않았지만, 이람이는 하루종일 얼마나 심심하고 재미 없었을까요.
언니와 상의를 했습니다. 참고로 언니는 초등학교 2학년인 딸과, 이제 100일이 막 지난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 다행히 저희집에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언니가 살고 있고, 동생도 언니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동생이 초등생 조카 공부를 봐주는것과 이람이 반찬을 해주기로 하고, 언니가 이람이를 봐주기로 했습니다. 물론 시터 이모님 드릴 돈을 언니와 동생에게 적절히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언니는 그돈으로 이람이 책을 사겠노라며... ㅋㅋㅋ 암튼 책에 목숨겁니다.ㅋㅋ)
이제 이람이가 큰 이모와 지낸지 일주일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람이가 180도 바뀐건 아니지만 소소한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에게는 아주 크게 다가오지만요.. 전에는 퇴근해서 집에 가면 내내 짜증이 많고, 엄마에게서 안떨어지려고 하고, 단 1초도 혼자 있는 법이 없었습니다. 화장실만 가도 울고, 밤에 자는것도 기본으로 30분이상 토닥여줘야 하고, 길면 1시간 이상을 잠들지 못하고 뒤척였었습니다. 무엇보다 낯을 엄청나게 가렸습니다. 낯선 사람을 보면 엄마뒤에 숨기에 바쁘고, 울기까지 했습니다. 밥먹는것도 억지로 먹는것 같고, 뭘해도 그냥 억지로 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ㅠ ㅠ;;;
지금은 여전히 엄마를 많이 찾지만, 아이가 기분이 너무 좋아 보입니다. 장난끼도 엄청 늘었고, 가끔은 혼자 장난감에 심취해 있기도 합니다. 일주일 사이에 인사하는 법도 배우고, 주세요 하는 법도 배우고,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따라 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밤에 잠드는 시간이 짧아 졌습니다. 자면서 여전히 엄마를 확인하긴 하지만, 15분사이에 잠이 들어 버립니다. 몇일 안되는 날들이였지만, 저에게는 정말 큰 변화처럼 느껴집니다.
이번일로 느낀건데 아이는 어떤 사람에게 친밀감을 느낄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람이는 큰이모를 제일 좋아하고, 그 다음이 할머니 인데 (물론 엄마, 아빠를 제일 좋아하구요.. ^^) 같이 있는 걸 보면 얼굴 마주보고 반응해주고, 스킨쉽을 참 많이 한다는걸 느꼈습니다. 그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거겠지요.
어쨌거나 이제 한시름 놓입니다. 물론 동생이 아이가 생기거나, 이제 백일된 민준이가 더 크면 아이 둘을 데리고 어떻게 다닐까 걱정도 되지만, 지금은 정말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무엇보다 퇴근해서 까불거리는 이람이를 보고 있노라면 피곤이 다 사라지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
우리가족 모두가 처음 가본 서울 올림픽 공원!
다음에 갈때는 도시락도 좀 싸고, 돗자리도 좀 가지고 가야겠다.
암튼 이람이는 어디 나가자 그럼 자기가 먼저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