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람아 미안, 동생은 못 줄것 같다.

백만년만에 쓰는 육아일기 같다.

이람이 낳고 나서 육아가 얼마나 힘든지를 체험한 후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고 버릇처럼 말했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아무런 미련없이 결정되어질 만한 일은 아니지 않은가. 이람이에게 동생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혼자 외롭지는 않을까? 그래도 둘은 낳아야지... 등등이 마음 한켠에 꾸물거리고 있었던것 같다.

하지만 요즘 우연찮게 접하는 인터넷 기사들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아이 하나를 제대로 키워내기 위한 온갖 역경과 어려움에 더 낳아야겠다는 생각이 싹 사라진다. 10년은 역행하고 있는 교육 정책들, 취학전부터 시작되는 엄청난 사교육에 대한 부담, 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차마 생각하기도 싫은 사건 사고들, 그러한 사건들을 예방하기는 커녕 양산하고 있는 현실... 종신형이 아니라 사형받아 마땅한 범죄에 고작 12년형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지 모르겠다. 뒤늦게 개선한들 이미 피해아동들은 생겨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이런 현실에 누가 아이를 많이 낳아 애국하라 말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커서 정녕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내가 잘 이끌어 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들과 여기에 덧붙여서 내 인생은? 남편과 나의 인생은?

아이가 있는것과 없는것도 천지차이지만, 하나인것과 둘인것도 천지차이인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직장다니며 아이 둘을 키워내기란 너무 힘든 환경이라는건 누구나 동의 하는것 같다. 나 역시 사교육 열풍에 휩싸지 않으리라 자신 있었지만, 막상 아이를 낳아 자꾸 커가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그냥 무작정 다 해주고 싶다. 물론 줏대없이 이리저리 휘둘릴 생각은 전혀 없다. 때문에 스스로 육아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책도 많이 보려고 노력하고 있고, 지인들과 이와 관련된 이야기들도 많이 나누고 있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이다.

정말 단적인 예로 어른들에게 공손하라고 가르쳐야 하고, 친구들과 싸우지 말라고 가르쳐야 하지만, 그러기가 무서운 세상이고, 인성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아이의 개성따위는 무시될게 뻔하고 학교에선 공부가 우선이다. 그걸 위해 사교육의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을꺼다.

이 많은 문제들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물론 둘, 셋, 넷... 낳아서 훌륭하게 키워내신 분들도 많이 있을꺼다. 하지만, 나는 그저 아둥바둥 직장다니는 자신없는 직장맘에 불과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는게 아이에게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결심했다. 이람이에게 동생을 주지는 못할것 같다. 충분히 남편과 이야기 했고, 함께 결정했다.

미안하다 이람아! 하지만 엄마가 더 많이 사랑해 줄께!